7월 4일, ‘진주시민미디어센터’에 입사를 했다. 그로부터 한달이 지났다. 센터에서의 한 달을 이야기 하기 전에, 먼저 ‘왜 센터를 선택하게 되었는가.’를 말하겠다. 나는 학교에서 영화학을 전공 했다. 영화감독을 꿈꾸던 열아홉의 소녀는 호기롭게 영화와 예술을 공부하는 전공을 택했다.

그러나 영화에 대한 환상은 강도 높은 촬영과 끝날 줄 모르는 편집으로 인해 깨지고 말았다. 멋진 장면 하나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많은 사람들의 강도 높은 노동을 필요로 했다. 촬영현장은 빠르고 거칠게 돌아갔다. 현장에서 일하기엔, 나는 너무 여렸다.

영화감독이란 꿈을 포기한 나는, 영화를 비롯한 문화콘텐츠를 더 많은 사람들이 함께 공유할 수 있도록 돕고자 결심했다. 영화를 만드는 사람에겐 ‘창작의 기회’를, 영화를 보는 사람에게는 ‘다양한 문화적 선택권’을 제공하고 싶었다.

진주는 내가 태어나고, 스무해 넘게 살아온 나의 고향이다. 문화를 접할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은 진주. 나는 고향 진주의 문화 저변을 넓히고, 경남에서 활동하는 예술인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진주시민미디어센터’에 지원하게 됐다.

그렇게 입사하게 된 진주시민미디어센터에서의 첫날. 나는 하얀 스타렉스를 타고 대표님과 함께 통영으로 떠났다. 통영 벅수골 소극장에서 열릴 ‘우리동네 TV 교실 발표회’를 위해서였다. 소극장에 들어서자 처음 만나는 사람들이 여럿 있었다. 낯선 공간, 낯선 사람들. 입사 첫번째 미션은 ‘낯섦에 당황하지 않기’. 나는 어색한 웃음을 머금은 채 인사를 나누고선, 대표님을 따라 장비를 세팅하기 시작했다.

준비를 모두 끝내고 자리에 착석하자마자, 소개와 함께 영상이 시작되었다. 통영 지역민들이 함께 만든 서피랑 홍보 CF. 영상은 처음 카메라를 잡고 편집을 했다는 것이 무색할 정도로 자연스러웠다. 함께 카메라 구도를 고민하고 편집을 반복했던 흔적이 남아있었다. 그렇게 상영이 끝난 후, 우리는 함께 자유로이 대화하는 시간을 가졌다. 나는 즐거워 보이는 그들의 얼굴을 빤히 바라보았다.

나는 고등학교와 복지관에서 진행된 미디어교육 수업에도 참여했다. 센터 수진쌤을 따라서였다. 영상을 직접 만든 도움반 친구들을 알게 되었고, 사진책 작업을 배우시는 할머니 할아버지들도 만났다. 낯설었지만,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그들의 모습에 나도 진심을 다해 도움이 되고자 노력했다. 통영에서처럼, 그들도 역시 대화와 웃음이 떠나질 않았다. 나는 어렴풋이 느낄 수 있었다, 미디어교육은 ‘배움’이자 ‘소통의 장’이라는 것을. 가르치는 사람, 배우는 사람 모두, 함께 즐기며 성장해나가는 과정이라는 것을.

상영 부문은 정주쌤의 지도 아래 배워나가고 있다. 8월 정기상영과 9월에 있을 <진주같은영화제>를 준비한다. 영화를 선정하고 기획하는 과정에서, 다시 한 번 나의 무지를 깨닫는다. 내가 보지 못했던 재밌고 좋은 영화들이 너무 많다. 또한, 시민 프로그래머 분들을 보며 나의 나태함을 깨닫는다. 처음 영화공부를 했을 때의 마음으로 돌아가, 더 많이 보고 더 많이 공부해야겠다.

나는 입사 한달차 신입이다. 미디어교육과 상영 등 진주시민미디어센터 활동 전반에 대해 배워나가고 있다. 아직 서툴고, 모르는 것이 많다. 그렇기에, 아직 배우고 채워나가야 할 부분들이 많다. 정직하게, 그리고 제대로 해나가고 싶다. 또한 소통해 나가고 싶다. 센터에서는 서로를 ‘활동가’로, 사람들은 센터 사람들을 ‘선생님’이라고 부른다. 방관자처럼 지내왔다, 나는. 세상과 삶에 적극적으로 부딪히지도 않았고, 사람들과 세상 일에 무관심했다. 이제 가장 중요한 입사 미션이 남았다. ‘방관자가 아닌, 진짜 활동가 되기.’ 나는 진주시민미디어센터와 함께 좀 더 적극적으로 삶에 부딪히고, 사람들과 소통해 나갈 것이다.

글: 진주시민미디어센터 구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