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헬로비전 우리동네TV교실은 CJ헬로비전에서 진행하는 사회환원 사업으로 올 해가 3년차다. 미디어교육을 통해 시민들이 제작한 영상을 헬로비전에서 송출까지 해주는 프로그램이다. 전국 3개 지역에서 처음 시작해 올 해는 8개 지역으로 확대 진행됐는데, 통영은 이번에 처음 참여하는 지역이다. 올 해는 30초 짜리 지역의 관광명소 TVCF 두 편과 10분짜리 메이킹 영상 제작이 숙제였다.

두 번째 만남이다. 지난 해 CJ 도너스캠프 꿈키움창의학교 후 두 번째 참여하는 CJ 사업이다. 꿈키움창의학교는 지난 해 미디어 부문이 신설되어 4개의 미디어센터가 참여했다. 각 지역별로 단편영화, 보이는 라디오, 뉴스 등의 다른 형식으로 제작한 영상을 서울에서 통합발표회를 열어 선보였다. 통영여중은 국정화교과서 논란과 주말 나들이 코스로 연화도를 소개하는 두 꼭지로 구성된 뉴스 포맷으로 발표를 했다. 학생들의 만족도가 높았다. 하지만 처음 지방에 기회의 문을 열어줬던 꿈키움창의학교는 운영이 부담스러웠던지 올 해부터는 다시 인천과 수도권역에 한해서만 진행한다고해 아쉬움을 남겼다.

꿈키움창의학교와 마찬가지로 우리동네TV교실도 헬로비전 송출지역에서만 참여할 수 있다. CJ헬로비전 경남방송의 송출 지역이 고성, 거제, 통영이다. 이 중 통영이 선정됐다. 꿈키움창의학교를 진행했던 경험도 경험이고, 다른 지역에 비해 여름에 맞는 색을 찾기 쉬울 것 같은 이유에서다. 문제는 세부적인 사업지역이었는데, 통영여자중학교를 다니면서 알게 된 서피랑을 우선순위에 올렸다.

통영시 인구는 작다. 15만 정도다. 하지만 한 해에 66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는 명실공히 대표적인 관광도시다. 아름다운 섬도 섬이지만 동피랑과 같은 내륙 관광지도 한 몫 한다. 그리고 덜 알려진 인구 4,000명 남짓의 명정동이 중심인 서피랑이 있다. 동피랑에서 불과 1키로미터 거리다. 하지만 동피랑으로 유입된 관광객들은 중앙시장과 여객선터미널을 출구삼아 흩어진다. 지척거리에 서피랑이 있음에도. 관광벨트로서 서피랑은 통제영에서 충렬사를 잇는다. 서포루가 있는 서피랑만이 다가 아니다. 그 안에 담긴 이야기가 보통이 아니다. 다만 아직 제 빛을 발하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관심을 두게 된 이유다. 무엇보다 서피랑은 지금 변모 중이다. 제 이야기를 들려주기 위해. 서피랑을 사업지역으로 선정하게 된 이유다. 멀리 가려면 같이 가라고 하듯 교육도 혼자 만의 움직임으로 되지는 않는다.

우리동네TV교실 교육생들은 서피랑 인근에서 자영업을 하시는 통영시민 분들로 꾸릴 수 있었다. 서로 호칭을 ‘OO쌤’으로 하기로 해 서피랑쌤즈로 통칭되는 모임이 됐다. 통영 토박이 분들과 최근에 통영으로 거주지를 옮긴 분들이 절묘하게 섞여 있다. 그 점이 좋다. 어느 한 쪽의 사람들만 모였다면 배타적인 그룹이 되기 쉬웠을 테다. 더구나 서피랑쌤들의 서로 다른 재능 덕분에 모일수록 시너지를 발휘한다.

홍보영상은 애초에 소매물도 1편, 서피랑 1편으로 계획을 잡았다. 서피랑은 이야깃거리는 많지만 영상으로 풀기에는 어려울 것 같았다. 여름에 어울리는 영상은 아름다운 소매물도의 풍광이면 충분할 것이라는 기대도 있었다. 하지만 처음 교육생 모집차 만났던 장원쌤, 미연쌤, 우현쌤들이 두 편다 서피랑을 주제로 찍길 바라서 소매물도를 내려 놓았다. 사실 영상미로만 본다면 등가교환이 될 수 없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조력자라는 걸 잊지 않아야 한다. 주인공은 서피랑쌤즈다. 그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멀리보면 옳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했다.

그렇지만 영상 주제를 끌어내기가 쉽지 않았다. 난항이었다. 시간은 지체되고 더는 미룰 수 없어 빠른 선택만이 남은 상황이었다. 그렇게 채택된 주제가 한 편의 영상은 서피랑 이름 석자를 알려보자는 취지로 SSG 패러디를, 다른 한 편은 실제 서피랑에 들렸을 때 다녀볼 수 있도록 서피랑의 아름다운 장소를 담아 보기로 했다. 주제는 달라도 광고의 주 타켓층은 20~30대 여성이다. 여행과 새로운 것에 가장 적극적인 동력을 가진 층, 이들의 관심을 끄는 것이 우선이라는 판단에서다. 트렌디한 익숙한 컨테이너에 내용만 달리 넣어서 보여주는 방식으로 접근하게 된 이유다.

촬영은 서피랑쌤즈의 열의 때문에 순조로웠다. 배우를 섭외하고 의상과 소품을 준비하고 콘티를 짜고 모든 과정이 척척척이었다. 하루에 한 편씩 이 틀에 걸쳐 두 편의 서피랑 TVCF 촬영을 마쳤다. 아쉽지 않을 수야 없겠지만 빠듯한 일정 속에서 적어도 서피랑쌤즈는 최선을 다했다. 편집도 마찬가지. 처음 다뤄보는 영상편집 툴인 베가스로 직접 더빙해가며 편집을 마쳤다.

그렇게 바삐 달려온 일정의 쉼표는 7월 4일 통영 중앙시장 안에 있는 벅수골에서 찍었다. 서피랑 홍보영상과 메이킹영상의 상영회 겸 수료식이었다. 마땅한 공간을 찾지 못해 애태우고 있던 차에 미연쌤의 수고와 은영쌤의 은근묵직한 지원에 벅수골의 호의까지 더해져 무료로 진행할 수 있었다.

이번 미디어교육은 전례 없이 싱글 페이지 웹사이트도 만들었다. 추후 서피랑 홍보영상이 연계될 수 있는 그래서 서피랑쌤즈가 더 관심을 받을 수 있게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였다. 대표 주소는 장원쌤이 보유한 seopirang.info다. CJ헬로비전 송출을 통해 서피랑을 알지 못하는 분들께 다가설 수 있는 기회를 얻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온라인에서 더욱 입소문이 나기를 바라는 마음이 크다.

이기와 이타는 배타적인 관계가 아니라 공존하는 서로 성질이 다른 에너지일 뿐이다. 다만 어느 한 쪽에만 기댈 때 그 에너지는 쉬이 휘발한다는 게 나름의 믿음이다. 이번 교육은 이타와 이기의 조화를 꾀해야 하는, 그 경계에서 균형점을 찾아야 하는 과정이었다. CJ헬로비전, 통영 시민들, 진주시민미디어센터 이 세 주체가 가지고 있는 최소한의 이타심으로 최대한의 실리를 끌어내는게 스스로에게 부여한 과제였다. 때문에 교육 결과물의 임팩트가 중요한 척도였다. ‘해봤어, 즐거웠어.’에서 끝이 아닌. 물론 10차시의 교육 과정은 짧았으며, 어웨이 교육은 단순히 시간 이상의 비용이 들었고, 지갑은 얇았다.

CJ헬로비전의 지원으로 시작한 교육은 끝났다. 이제부터는 마감일이 없는 사후 교육의 시간이다. 50일 간의 만남이, 그 시간이 함께한 서피랑쌤들의 가슴에 작은 씨앗이 되었다면 앞으로는 그 씨앗을 알뜰살뜰 보살피고 키워 나가는 일이 남았다. 이제부터는 관계다. 그 사이에 미디어가 있을 뿐이다. 원래 그러해야 하듯.

글: 진주시민미디어센터 김민재